미인원(美人怨) - 이규보(李奎報 1168-1241) 정말 애절한 시네요
땅 가득히 붉은 꽃이 떨어지고/봄 꾀꼬리 우는 소리에 애간장이 타누나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는데
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구나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 하여
고은 뺨엔 두 줄기 눈물 흐르누나
님의 약속 믿기 없기 뜬구름 같고
이내 마음 일렁이는 강물 같구나
긴긴 밤을 그 누구와 함께 지내며
수심에 찡그린 눈썹을 펼 수 있으랴
푸른 눈썹은 수심에 겨워 찌푸려 있는데
뉘와 함께 긴긴 밤을 지내어 볼까
강물은 내 마음인양 출렁거리고
구름은 신의 없는 님의 마음 같아라
두 뺨에 옥 같은 눈물 흐르고
외론 베개 새벽 이불만 향기롭구나
땅 가득히 붉은 꽃이 떨어지고
봄 꾀꼬리 우는 소리에 애간장이 타누나
'기성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석주] 대추 한 알 (0) | 2023.08.20 |
---|---|
태양의 돌 -옥타비오 파스 (0) | 2023.05.29 |
[아라공] 미래의 노래 (0) | 2023.05.05 |
[아라공] 당신에 대한 사랑보다 더 큰 국가는 없다 (0) | 2023.05.05 |
다시 한강교에서 - 이현우 (0) | 2023.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