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시

[장석주] 대추 한 알

김형순 '스키타이' 2023. 8. 20. 21:13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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