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시

[헤르만 헤세] 안개 속에서

김형순 '스키타이' 2022. 3. 2. 13:01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이상하구나,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숲과 들이 모두 외롭고

나무들은 서로를 보지 않으니

모두가 다 혼자이어라.

 

내 삶이 빛으로 밝을 때에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지만,

그러나 이제 안개가 드리우고 나니

 

누구 한 사람 보이지 않는다.

어둠은 조용히 피할 수도 없이

사람들을 격리시킨다.

 

이 어둠을 모르는 사람을

누가 현명하다 말할 것인가.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삶이란 정녕 고독한 것.

누구도 다른 이를 알 수 없으니

사람이란 결국 모두 다 혼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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