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시간의 학대 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라. 그리고 시간의 주인공으로 살아라. 순간 속에 영원히 사는 길은 바로 취향대로 그대가 좋은 하는 것에 취하는 것이다.
취하라 -샤를 보들레르
그것보다 우리에게 더 절실한 것은 없다.
시간의 끔찍한 중압이 네 어깨를 짓누르면서
그대가 이 지상으로 궤멸시키는 것을 느끼지 않으려거든 끊임없이 취하라.
무엇으로 취할 것인가.
술로 , 시로 , 사랑으로, 구름으로, 덕으로
네가 원하는 어떤 것으로든 좋다.
다만 끊임없이 취하라.
그러다가 궁전의 계단에서나
도랑의 푸른 물 위에서나
그대 방안의 음침한 고독 속에서
그대가 깨어나 취기가 덜하거나 좀 가셨거든
물어보라. 바람에게,
물결에게, 별에게, 새에게, 시계에게,
지나가는 모든 것에게, 굴러가는 모든 것에게
노래하는 모든 것에게, 말하는 모든 것에게 물어보라.
그러면 바람이, 물결이, 별이, 새가
시계가 대답해 줄 것이다.
취하라.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라, 항상 취해 있으라.
술이건, 시건, 미덕이건 그대 마음 내키는 대로
<원문과 함께>
Enivrez-vous 취하라
Il faut être toujours ivre.
늘 취해있어야 한다.
Tout est là : c'est l'unique question.
모든 것이 거기에 있다.
이것이야말로 본질적인 문제이다.
Pour ne pas sentir l'horrible fardeau du Temps
qui brise vos épaules et vous penche vers la terre,
il faut vous enivrer sans trêve.
어깨를 짓누르고, 허리를 휘게하는,
시간 신의 끔찍한 짐을 느끼지 않으려면
늘 취해있어야 한다.
Mais de quoi ?
무엇으로 취할 것인가 ?
De vin, de poésie, ou de vertu, à votre guise.
술이든 시든, 미덕이든
그대가 마음 내키는 대로
Mais enivrez-vous.
다만 계속 취하라
Et si quelquefois,
그러다가
sur les marches d'un palais,
궁전의 계단에서나
sur l'herbe verte d'un fossé,
개울가의 푸른 풀밭에서나
dans la solitude morne de votre chambre,
그대 방안의 적막한 고독 속에서
vous vous réveillez,
l'ivresse déjà diminuée ou disparue,
그대가 깨어나
취기가 좀 덜하거나 가셨거든
demandez au vent,
물어보라 바람에게
à la vague,
파도에게
à l'étoile,
별에게
à l'oiseau,
새에게
à l'horloge,
시계에게
à tout ce qui fuit,
지나가는 모든 것에게
à tout ce qui gémit,
울부짓는 모든 것에게
à tout ce qui roule,
굴러가는 모든 것에게
à tout ce qui chante,
노래하는 모든 것에게
à tout ce qui parle,
말하는 모든 것에게
Demandez
quelle heure il est;
지금 몇 시냐고 물어보라
et le vent,
그러면 바람이
la vague,
파도가
l'étoile,
별이
l'oiseau,
새가
l'horloge,
시계가
vous répondront:
대답해 주겠지
“Il est l'heure de s'enivrer!
“지금은 취할 시간이다”
Pour n'être pas les esclaves martyrisés du Temps,
enivrez-vous;
"시간 신에게 구속받는 노예가 되고 싶지 않거든 취하라”
enivrez-vous sans cesse!
"늘 취해 있으라”
De vin, de poésie ou de vertu, à votre guise.“
"술이든 시든, 미덕이든 그대가 마음 내키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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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 보들레르의 대표적 시집 악의 꽃의 주제에 뭐가 담겨있죠?
"부르주아의 보수성과 맹목적인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가 난무하는 시대상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그 당시의 현실을 빗대어 보여 주며 형제애와 도덕성이라는 무거운 사회적 무기로 개인을 억압했던 이념을 야유했다.
- 보들레르 시인이 서구시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어떻게 되죠?
"낭만파·고답파에서 벗어나, 랭보 등 상징파 시인들에게 영향을 끼쳤고, 인간심리의 심층을 탐구하고, 고도의 비평정신을 추상적 관능과 음악성 넘치는 시에 결부시켰다.
- 보들레르를 저주받은 시인이라고 하는데 그 구체적 예화로 어떤 것이 있죠?
"1839년 파리의 명문고 생-루이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혀 퇴학을 당했으나 그럼에도 개인교습을 받아가며 무사히 대학입시에 합격, 법대에 진학했으나 타고난 시인을 법학도로 묶을 수는 없었다 [...] 그리고 악의 꽃을 1857년에 발표했을 때, 공중도덕과 미풍양속을 해친 혐의로 법원에 기소되어 초판 100여 편중 6편의 시가 삭제 명령을 받았다. <르 피가로>는 "추함에 천박함이 아우러진 책이며.......마음과 정신이 나간 모든 사람에게 문을 개방한 병원"이라고 혹평했다. 파리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체가 그를 공공의 적이 되고 정말 저주받은 시인이 되었다. 예리한 감수성에다 명석한 두뇌를 지녔지만 심약한 보들레르는 "시에 새로운 전율"을 부여했다는 위고의 극찬과 플로베르, 생트뵈브 등의 격려편지에도 불구하고 위장장애와 다리와 가슴통증을 달래기 위해 이듬해 에테르와 아편과 가까이한다.
- 보들레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은 어떤 사람이죠?
프랑스혁명 이후 계급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도시를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게 되었다. 목적지가 없이 보헤미안이자 댄디즘을 추구한 보들레르는 그런 사람들을 '플라뇌르(flâneur)'라고 하며 이들을 찬양했다. 그는 직장도 없이 노란색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다닌 프랑스 최초의 프린랜서 창안자이기도 하다. 무정부주의적 보헤미안 도시의 방랑자였다. 이렇게 플라뇌르는 일상의 틀을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산책자, 빈둥거리며 거리를 이리저리 소일하는 자, 목적 없이 배회하는 자라는 뜻이다. 그래서 게으르고 사회부적응아와 같은 뉘앙스를 풍기긴 하지만 보들레르는 이들을 비판적 시선으로 사람과 사회를 관찰하는 자로 봤다. 그런데 100년 후에 미국에서 이와 유사한 인종들이 나타난다. 바로 히피들이다. 여기 두목은 말할 것도 없이 바로 밥 딜런과 긴즈버그다.
- 보들레르가 사랑한 여인은 누가 있었죠?
시인 이상에게 기생 출신인 금홍이 있었듯이 보들레르에게는 그를 파멸로 이끈 잔 뒤발(검은 비너스)이 있었다. 금홍과 뒤발은 전형적 '팜파탈'이다. 보들레르는 엄청난 재산상속자였으나 이 여인을 위해 탕진하다 보니 말년에 거지가 다 되었다. 또 다른 여인으로는 사비티에 부인(흰 비너스), 그리고 푸른 눈을 가진 마리 도브룅가 있다.
나다르(Nadar)가 찍은 보들레르 1855. 엄청난 유산에도 다 탕진하여 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그는 시인 이전에 '에세이' 쓰기를 시작했는데 그때 그가 선택한 분야는 바로 '미술평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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