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무게 너무 힘들어 버거우므로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아는 자는 괴로운 것이다. 다산의 시 '술지(述志)'가 생각난다
아아 우리 겨레여
마치 자루 속에 갇힌 것 같구나
삼면(三面)은 바다로 둘러 쌓이고
북방(北方)은 높은 산으로 가리웠으니
사지(四肢)는 항상 오므라들고 굽혀져서
기개(氣槪)와 뜻 어디에 편단 말인가
성현(聖賢)은 만리(萬里) 저 쪽에 있으련만
누가 능히 이 어둠을 열어주나
고개들어 세상 바라보니
견문(見聞)이 좁고 정(情)이 흐릿하구나
남의것 모방(模倣)하기에 급급하고
제것을 갈고 딲을 겨를이 없구나
백성들의 입안에 자갈을 물리고
어리석은 것 하나만을 받들게 하네
차라리 단군(檀君)때의
질박(質樸)한 고풍(古風)이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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