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시

[다산] 정약용, '술지(述志)'

김형순 '스키타이' 2022. 4. 15. 13:01

진실의 무게 너무 힘들어 버거우므로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아는 자는 괴로운 것이다. 다산의 시 '술지(述志)'가 생각난다


백남준 다산 정약용

아아 우리 겨레여
마치 자루 속에 갇힌 것 같구나

 

삼면(三面)은 바다로 둘러 쌓이고

북방(北方)은 높은 산으로 가리웠으니

사지(四肢)는 항상 오므라들고 굽혀져서

기개(氣槪)와 뜻 어디에 편단 말인가

 

성현(聖賢)은 만리(萬里) 저 쪽에 있으련만

누가 능히 이 어둠을 열어주나

 

고개들어 세상 바라보니

견문(見聞)이 좁고 정()이 흐릿하구나

 

남의것 모방(模倣)하기에 급급하고

제것을 갈고 딲을 겨를이 없구나

 

백성들의 입안에 자갈을 물리고

어리석은 것 하나만을 받들게 하네

 

차라리 단군(檀君)때의

질박(質樸)한 고풍(古風)이 그립구나

 
백남준 열등감 제로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