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깨어진 조국의 얼굴 1994. 04. 20 홍대 앞

김형순 '스키타이' 2023. 8. 11. 10:01

<19933월 김영삼 대통령이 되고, 대학가 1년 간 쥐 죽은 듯 조용했다. // 그러나 1994년 끝물 과격 시위를 한 대학이 바로 홍대다 // 깨어진 조국의 얼굴 - 홍대 앞에서(1994.04.20) // 1994년 홍대 앞 아파트(지금 복합상가아파트, 마포평생학습관 정문 바로 오른쪽)에 살 때다. 60년대는 고대 시위가 가장 과격했고, 70년대는 성대 시위가 가장 과격했고, 80년대는 연대 시위가 가장 과격했고, 90년대는 홍대 시위가 가장 과격했다. 이슈가 뭔지는 생각이 안 난다. 깊은 밤에 홍대앞 최루탄 냄새가 진동해 잠 못 자다. 그 와중에 쓴 시다. 30년 전 시다. 한국의 정치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깨어진 조국의 얼굴

 

최루탄 화염병의 전쟁터

이런 전쟁 누가 시키나

 

상처 받은

뻥 뚫린 겨레의 가슴

상처 받은 연인의 마음

누가 감싸주랴

 

캠퍼스에

깨진 교실창 조각들

산처럼 쌓인 보도블록 수북하고

 

6.25가 따로 없구나

내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신음 하는 조국의 얼굴

눈에는 피가 나고

 

길바닥 쓰러진 젊은 몸뚱이들

자주와 민주가 하나 될 때까지

 

얼마나 학생들 피 흘려야 하나

얼마나 전경들 땀 흘려야 하나

 

조국의 자식들을

갈라 놓는 놈과 그 하수인들은

이 땅에서 물러나라

-1994. 0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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