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잔디에는 파릇파릇 새로이 풀이 돋고 물 오른 개나리 가지에는 꽃망울이 피기 직전 그 모양이 빵빵하다 봄은 어김없이 다시 오고 삼사만상을 스프링처럼 치솟는다 처녀들 하얀 살빛도 더욱 탄력이 넘친다 봄은 또한 묵은 밭 갈아엎어야 새 알곡을 심고 뿌린다 그렇듯 민초들 억눌린 일 너무 당하면 참지 못해 일어나기도 한다 강물은 아직도 차지만 옆구리에 파고들 때는 상냥하기까지 하다 저것이 저렇게 출렁이는 것은 제대로 숨쉬며 살기 위해서 일 테고 거기 위에 쏟아지는 봄 햇살은 거기에 눈부신 꽃밭을 피운다 올 새봄에도 돋는 풀처럼 피어나는 새순처럼 강물 위 수놓은 꽃빛처럼 그렇게 찬연하게 자연의 순환과 섭리는 또 다시 시작되는 것이리라 201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