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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연한 봄의 순환

누런 잔디에는 파릇파릇 새로이 풀이 돋고 물 오른 개나리 가지에는 꽃망울이 피기 직전 그 모양이 빵빵하다 봄은 어김없이 다시 오고 삼사만상을 스프링처럼 치솟는다 처녀들 하얀 살빛도 더욱 탄력이 넘친다 봄은 또한 묵은 밭 갈아엎어야 새 알곡을 심고 뿌린다 그렇듯 민초들 억눌린 일 너무 당하면 참지 못해 일어나기도 한다 강물은 아직도 차지만 옆구리에 파고들 때는 상냥하기까지 하다 저것이 저렇게 출렁이는 것은 제대로 숨쉬며 살기 위해서 일 테고 거기 위에 쏟아지는 봄 햇살은 거기에 눈부신 꽃밭을 피운다 올 새봄에도 돋는 풀처럼 피어나는 새순처럼 강물 위 수놓은 꽃빛처럼 그렇게 찬연하게 자연의 순환과 섭리는 또 다시 시작되는 것이리라 2016.03.22

자작시 2023.03.22

오늘은 다 부자

[즉흥시] 이런 봄 햇살을 맞는 자는 다 부자다 조물주는 햇살만큼은 공평하게 주는 자이다 남녀노소 빈부의 차가 없다 오늘을 다 부자가 되자 이런 봄햇살에 봄의 권태와 짜증을 날려 보내자 내 애인을 너무 우울하게 하는 그동안의 봄의 농간과 짓궂은 장난을 다 쓸어버리자 그러나 오늘 같은 봄햇살은 좋다 오늘과 같은 봄 햇살은 맞이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부자다 2016.03.15

자작시 2023.03.15

봄비

[즉흥시] 봄비 봄비라 10대에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세월이 많이 지나 지금도 감당하기 힘들다 새과 꽃과 나무 하늘과 바람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설렘은 그 지조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솟아오른 우주가 목이 말라 물기가 필요했던 것인가 봄비는 시절의 새 전주곡인가 물과 불의 오묘한 융합인가 이게 음양의 조화인가 우주의 원리인가 햇살이 이렇게 따뜻하고 내 살결에 이렇게 부드러워도 되는가 새봄에도 지구촌에 난민은 날로 늘고 있다 봄비는 과연 굳은살 같은 내 무신경을 치유할 수 있나 봄비가 내리니 여성은 경이로운 신으로 다시 깨워 난다 그런데 오늘 호킹 이런 우주가 뭔가를 평생 묻다 죽었다 그가 말한 블랙홀로 어린왕자처럼 깊이 빨려 들어갔다 16세기 화담도 “혼돈이 시작되었을 때 음양오행은 누가 움직이게 했나?“..

자작시 2023.03.15

봄에 핀 사랑의 꿈

봄에 핀 사랑의 꿈 담고 담아도 채워지지 않는 사랑의 샘이 넘치는 봄에 난 밤마다 그대를 수없이 안아 보네 하이네의 봄 노래가 내 무딘 마음에도 움트고 잃어버린 옛사랑을 더듬어 봄의 노래를 그대의 부픈 가슴에 띄워 보네 이 봄에 한 송이 꽃을 피우고자 갈급한 마음으로 애타는 몸짓으로 그대의 고운 얼굴을 그려보네 다시 소생하는 풀포기처럼 파릇파릇 돋아나는 그대의 고운 향기가 두근거리는 내 가슴속에 여울이 되어 흐르네 다시 찾은 내 어린 마음의 봄이여! 흙같이 따뜻하게 미풍처럼 부드럽게 그대의 품속에 오래 잠들고 싶네 내 추운 마음속에도 새봄은 찾아오고 처녀의 두근거리는 마음처럼 푸른 나의 노래는 그대의 숨결이 되고 그대의 눈빛이 되어 온 하늘을 수놓고 있네 아무리 불러 보아도 지지치 않는 사랑의 꿈이여 그..

자작시 2023.03.14

2017년 31절은 3월 11일

[정리 안 된 즉흥시] 12세기 이후/민주주의가 시작한 이래/이런 민주주의는 처음이다/현실이 역사가 되었다/우리 모두가/새 시대의 장을 열었다 군중의 함성이/거대한 파도보다/더 우렁차게 번져나갔다 대통령의 운명은/나라의 최고 권력자인/국민에 달려있음을 보여줬다 19번의 촛불 혁명/그 광장 민주주의에는/주동자는 없었다 모두가 다 주인공이었다/그렇게 참으로 민중스러웠다. 역사의 적폐를 말끔히 씻어내며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를 열었다. 누구는 알아주지 않아도/거리를 청소하고 휴지를 줍고/ 무대설치를 하고 마이크 설치하다 누구는 군중을 압도하는 사회를 보고/차량을 타고 군중의 행진을 이끌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이번 광장 민주주의의 /진정한 영웅이었다 그 뿐인가/수많은 연인들의 춤과 노래와 포옹은/아름다웠다 어린..

자작시 2023.03.11

필리버스터

700년대 70년 필리버스터 -192시간 국회필리버스터 보면서 1989년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처음 본 자유발언대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곳 그런 자유발언대가 왜 생겼는지 '필리버스터'보니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하긴 영국도 민주화하는데 *에서부터 치면 700-800년이 걸렸다 우리의 민주주의도 느리지만 앞으로 나아가겠지 그리고 보면 민주주의 쉬운 일 아니다 역사 속에 무수히 많은 반동이 있었다. 2016.03.02 *1215년 6월 15일 제정 왕의 권한을 견제하는 대헌장

자작시 2023.03.03

내 애인처럼

내 애인처럼 내 애인의 머리카락처럼 부드러운 강바람 내 얼굴을 스치며 쓰다듬는다. 수십만 평의 강물이 나의 귀를 속삭이고 그 위에 눈부신 은빛 별꽃들이 춤을 춘다. 내 애인의 살내음처럼 향긋한 강물의 냄새가 좋다 강물 위에는 요트가 보이고 인상파 그림보다 더 낭만적인 강물이 있는 풍경 오늘따라 봄을 재촉하듯 부드럽다 내 애인의 맑은 미소처럼 조용히 흐르는 수많은 조각이 새겨지고 거기 바람이 일으키는 물결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 순환의 시계바늘을 돌린다 2016.03.02

자작시 2023.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