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204

봄비

[즉흥시] 봄비 봄비라 10대에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세월이 많이 지나 지금도 감당하기 힘들다 새과 꽃과 나무 하늘과 바람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설렘은 그 지조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솟아오른 우주가 목이 말라 물기가 필요했던 것인가 봄비는 시절의 새 전주곡인가 물과 불의 오묘한 융합인가 이게 음양의 조화인가 우주의 원리인가 햇살이 이렇게 따뜻하고 내 살결에 이렇게 부드러워도 되는가 새봄에도 지구촌에 난민은 날로 늘고 있다 봄비는 과연 굳은살 같은 내 무신경을 치유할 수 있나 봄비가 내리니 여성은 경이로운 신으로 다시 깨워 난다 그런데 오늘 호킹 이런 우주가 뭔가를 평생 묻다 죽었다 그가 말한 블랙홀로 어린왕자처럼 깊이 빨려 들어갔다 16세기 화담도 “혼돈이 시작되었을 때 음양오행은 누가 움직이게 했나?“..

자작시 2023.03.15

봄에 핀 사랑의 꿈

봄에 핀 사랑의 꿈 담고 담아도 채워지지 않는 사랑의 샘이 넘치는 봄에 난 밤마다 그대를 수없이 안아 보네 하이네의 봄 노래가 내 무딘 마음에도 움트고 잃어버린 옛사랑을 더듬어 봄의 노래를 그대의 부픈 가슴에 띄워 보네 이 봄에 한 송이 꽃을 피우고자 갈급한 마음으로 애타는 몸짓으로 그대의 고운 얼굴을 그려보네 다시 소생하는 풀포기처럼 파릇파릇 돋아나는 그대의 고운 향기가 두근거리는 내 가슴속에 여울이 되어 흐르네 다시 찾은 내 어린 마음의 봄이여! 흙같이 따뜻하게 미풍처럼 부드럽게 그대의 품속에 오래 잠들고 싶네 내 추운 마음속에도 새봄은 찾아오고 처녀의 두근거리는 마음처럼 푸른 나의 노래는 그대의 숨결이 되고 그대의 눈빛이 되어 온 하늘을 수놓고 있네 아무리 불러 보아도 지지치 않는 사랑의 꿈이여 그..

자작시 2023.03.14

2017년 31절은 3월 11일

[정리 안 된 즉흥시] 12세기 이후/민주주의가 시작한 이래/이런 민주주의는 처음이다/현실이 역사가 되었다/우리 모두가/새 시대의 장을 열었다 군중의 함성이/거대한 파도보다/더 우렁차게 번져나갔다 대통령의 운명은/나라의 최고 권력자인/국민에 달려있음을 보여줬다 19번의 촛불 혁명/그 광장 민주주의에는/주동자는 없었다 모두가 다 주인공이었다/그렇게 참으로 민중스러웠다. 역사의 적폐를 말끔히 씻어내며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를 열었다. 누구는 알아주지 않아도/거리를 청소하고 휴지를 줍고/ 무대설치를 하고 마이크 설치하다 누구는 군중을 압도하는 사회를 보고/차량을 타고 군중의 행진을 이끌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이번 광장 민주주의의 /진정한 영웅이었다 그 뿐인가/수많은 연인들의 춤과 노래와 포옹은/아름다웠다 어린..

자작시 2023.03.11

필리버스터

700년대 70년 필리버스터 -192시간 국회필리버스터 보면서 1989년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처음 본 자유발언대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곳 그런 자유발언대가 왜 생겼는지 '필리버스터'보니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하긴 영국도 민주화하는데 *에서부터 치면 700-800년이 걸렸다 우리의 민주주의도 느리지만 앞으로 나아가겠지 그리고 보면 민주주의 쉬운 일 아니다 역사 속에 무수히 많은 반동이 있었다. 2016.03.02 *1215년 6월 15일 제정 왕의 권한을 견제하는 대헌장

자작시 2023.03.03

내 애인처럼

내 애인처럼 내 애인의 머리카락처럼 부드러운 강바람 내 얼굴을 스치며 쓰다듬는다. 수십만 평의 강물이 나의 귀를 속삭이고 그 위에 눈부신 은빛 별꽃들이 춤을 춘다. 내 애인의 살내음처럼 향긋한 강물의 냄새가 좋다 강물 위에는 요트가 보이고 인상파 그림보다 더 낭만적인 강물이 있는 풍경 오늘따라 봄을 재촉하듯 부드럽다 내 애인의 맑은 미소처럼 조용히 흐르는 수많은 조각이 새겨지고 거기 바람이 일으키는 물결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 순환의 시계바늘을 돌린다 2016.03.02

자작시 2023.03.03

시인의 손

시인의 손 시인 고은의 손은 처녀보다 더 처녀 같다 섬섬옥수 그 자체다 어찌 그런 손으로 그 숨 막히는 그 가슴 터지게 하는 시를 쓸 수 있을까 모르겠다 그의 괴짜 기질은 처녀적이고 천재적이다 육탄처럼 폭발하는 그의 화산시(火山詩)가 그런 가냘픈 손끝으로 써진다고 생각하니 우습기까지 하다 아무나 얼싸안고 입맞추며 악수라도 청할 듯한 그의 손은 절박한 우리 원과 한을 뜨겁게, 벅차게, 아프게 노래하며 대변해 주는 우리 시대 최고의 무기다 우리 시대 가장 아름다운 악기다 1988년 5월 10일

자작시 2023.03.01

나는 비로소

나는 비로소말 한마디 할 기력도 없을 때난 시인이 된다 손 한 번 흔들어 볼기운이 없을 때나는 구름이 되고,바람이 되어 흐른다 몸이 흐느적거릴 때머리가 은(銀)처럼 맑아진다던한 시인의 말이 떠오른다 시는 몸에서열․힘․혼을 다 빼놓곤한 줌의 바람 같은 말을 주고.한 줄기의 섬광(閃光) 같은 꿈을 준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같은시와 환희와 열락과 함께죽음의 유혹과 삶의 엑스타시를 준다 몸이 허물어질수록빛은 강해지고, 창은 열린다.1997. 02. 06

자작시 2023.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