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시] 봄비 봄비라 10대에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세월이 많이 지나 지금도 감당하기 힘들다 새과 꽃과 나무 하늘과 바람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설렘은 그 지조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솟아오른 우주가 목이 말라 물기가 필요했던 것인가 봄비는 시절의 새 전주곡인가 물과 불의 오묘한 융합인가 이게 음양의 조화인가 우주의 원리인가 햇살이 이렇게 따뜻하고 내 살결에 이렇게 부드러워도 되는가 새봄에도 지구촌에 난민은 날로 늘고 있다 봄비는 과연 굳은살 같은 내 무신경을 치유할 수 있나 봄비가 내리니 여성은 경이로운 신으로 다시 깨워 난다 그런데 오늘 호킹 이런 우주가 뭔가를 평생 묻다 죽었다 그가 말한 블랙홀로 어린왕자처럼 깊이 빨려 들어갔다 16세기 화담도 “혼돈이 시작되었을 때 음양오행은 누가 움직이게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