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시] 오늘은 내가 가을이다 2016년 10월 27일 정오 그 따사로운 가을햇살에 내 온 몸이 짜릿하다 내 온 마음에 전율이 온다 말할 수 없는 계절의 풍요로움과 우주의 넓은 품에 깊게 빠지는 것 같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심연과 상승이 느껴진다 오르가슴이다 오늘은 가을이 사랑이다 가을이 맑은 하늘이 된다 가을이 붉은 노을이 된다 오늘처럼 가을이 이렇게 나를 유혹적인 적이 있었나 오늘처럼 가을이 이렇게 나를 황홀하게 한 적이 있었나 오늘은 내가 가을이다 내가 나를 어찌하지 못한다 이렇게 싸늘한 가을에 이렇게 써늘한 가을에 나는 이 가을의 심연에 깊이 빠진다 이 가을의 심오함에 마냥 사로잡힌다 201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