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205

멋 혹은 여백에 대하여

[즉흥시] 멋 혹은 여백에 대하여 동양화에는 여백이라는 멋이 있다 지금처럼 정신 없는 돌아가 세상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여백이 없으면 멋이 사라지기에 어른이 되어서도 열심히 공부거리를 찾는다거나 고전을 읽고 산책을 하면 시를 즐기고 그리고 자주 미술관을 찾는 것도 사실은 여백을 얻기 위해서다 그러면 멋이 깃든다 연극배우처럼 가끔씩 엉뚱한 이벤트도 생에 생기를 넣는 길 비싸지 않는 옷으로 하이패션을 부려보는 것도 역시 여백이다 아니 멋이다 이웃에게 없는 돈에 기부를 하면 이겐 진짜 여백이다 엣 선비들이 돈이 별로 들지 않는 시서화로 여백을 살렸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시장기가 밥맛을 내듯 여백의 들뜸은 일상에 의욕과 에너지를 준다 2019.02.14

자작시 2024.02.15

2018.02.11 즉흥시

2018.02.11 즉흥시 내 이마에 따사한 햇살과 차가운 바람이 같이 스친다. 인생은 희비가 이렇게 엇갈리는 것인가 다 좋고 다 나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유명도 무명도 다 좋다 그냥 즐기면 된다 문제는 축제다 인생은 원래 뒤주박죽이다 우연성이 정말 맞다 여행을 해보면 누구를 만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무시간에 무상념, 무작위 합친 무상행도 있지 우여곡절 희로애락이 오버랩 되면서 뭔가 답이 보인다 그 고개를 하나하나 넘어가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유무를 넘어서는 것이 삶의 묘미 아닌가 2018.02.11

자작시 2024.02.11

절대 순간

이별은 작은 죽음이라 하고 인생은 긴 이별에 짧은 만남이라 하지만 그대와 같이 한 시간은 절대 순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시간 추억과 회한이 교차하면서 생명감이 충족한 시간 가슴에 스며드는 아름다움이 꽃피운 시간 시간은 강물처럼 흘러가면 돌아오지 않지만 강물에서 건져 올린 속살이 꽉 찬 물고기처럼 그대로 하여 건져 올린 알찬 시간들 사랑은 영원한 것도 아니고 그 순간에 살고 죽는 것 순간이 영원이라는 그 절대 원리에 따라 세월이 흘러도 절대 순간은 살아 있는 것 이별이 끝이 아니고 시작이듯 죽음이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삶의 시작이듯 순간은 끝이 아니고 영원의 시작인 것을... 2002. 5. 13 여기서 그대가 누군지 모르겠다. 망각증이 심각하다

자작시 2024.02.09

<고통의 부족>

나무 한 구루 자연스럽게 한 편의 시같다/ 저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고통이 따를까/ 내가 겪은 고통만큼 남을 이해 한다는데/ 나의 고통은 어디까지 확대해야 하나/ 쓴맛에서 단맛을 찾는 게 인생의 묘미라는데 나의 고통을 너무 가볍다/ 사람들과 교감이 이리 힘든 것도 다 고통의 결핍인가/ 내 고통이 아직 부실공사란 말인가 / 애시당초 소통이란 불가능한 것인가/ 본래부터 사랑이란 없는 것인가/ 고통을 넘어 환희로 베토벤의 합창처럼 그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내 고통이 형편없이 부족하다 2015.02.06

자작시 2024.02.06

나는 오늘

나는 오늘이 가장 아름답다. 나는 오늘이 내가 살아온 모습 중 가장 멋지다. 나는 오늘이 가장 황홀하기에 어제가 빛날 수 있고 내일이 신날 수 있다. 오늘이 남은 삶의 첫날이라 했던가! 아니! 첫날이 끝날이기에 오늘이 어제이고 내일이기에 나는 오늘 가장 아름답고 멋질 수 있다 2006.08.25 * 또 이런 시도 있네요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자작시 2024.01.29

어머니 10주년에 쓴 시

어머니 10주년에 쓴 시 당신은 미인이셨죠 혜원 미인도에서 보듯 아미(蛾眉), 우뚝 솟은 코와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선이 아름다운 미인이셨죠. 고전무용은 물론 음식솜씨 뜨개질 자수공예 등등 재주가 많았죠. 특히 패션 감각은 예민했죠. 파리에 유학했다면 유명 디자이너가 되었을 텐데 가정교육에서도 일가를 이뤘죠. 절대 강요하지 않는 공부하라는 소리를 안 하는 돈보다 인격을 강조하는 기도가 삶의 밥이었죠. 돌아가시기 전 한달 누나네 있었는데 내 무신론 시도 다 받아줬죠. 가시는 날도 당신은 엄마의 삶처럼 오래 쌓은 인덕이 빛났죠. 영부인처럼 그렇게 밀려드는 수많은 사람들 그런 추모 속에서 떠나셨죠. 엄마는 지상에서도 천국을 맛 봤으니 저 세상에서는 당연히 천국으로 갔을 거라 믿죠. 동양적 달빛 미인 당신은 보..

자작시 2024.01.06

다 흐르다

[즉흥시] 2015.12.26 하늘에는 강물이 흐르고 강물에는 하늘이 흐르고 산다는 것도 하나로 같이 흐르면서 꿈적거리며 출렁거리는 것인가 하늘에는 달빛이 흐르고 강물에는 햇빛이 흐르고 우주만물도 서로 돌고 돌며 물고 물리면서 인연처럼 스치는 것인가 하늘에는 바람이 흐르고 강물에는 물결이 흐르고 그리움이라는 것도 서로 같이 보며 소리 없이 흔들리고 숨 가쁘게 출렁이는 것인가 2015. 12 26 변주곡이 안 되네요 실패지만 그래도 한번 써 봐야죠

자작시 2023.12.28

그대를 위한 노래

그대의 눈빛은 수정(水晶)처럼 맑고 그대의 발길은 발레리나처럼 가볍네 격정과 순수를 가슴에 부여안고, 내 온 몸에 그대를 가득 담아 보네 온 자연의 여왕인 그대는 내 마음의 우주를 압도하고 포근하고 따뜻한 그대의 숨결은 내 설움에 고운 노래가 되어 주네 정녕 오늘 그대에게 드릴 내 마음의 마지막 선물은 어린 가슴으로 설레며 보던 검은 장미의 그 뜨거운 열정뿐이네 지금 나의 혁명이 나의 자유가 무너지더라도 그대는 여전히 내게 와서 향기로운 꽃이 되네 반짝이는 별이 되네 1985. 8. 21 **80년대 전두환 군사독재시절 당시는 연애금지시대였다

자작시 2023.12.12

한국은 아래아 한글 있어 좋고

[아래] 백남준의 호랑이는 살아있다 2000년 작품(이 내용 중 한국호랑이가 서양사자와 싸워 이기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상은 편집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다) 여기 두 가지 악기는 동서양 악기를 대표한다 한국은 아래아 한글과 김치와 된장과 밥이 맛있는 나라라 좋고 그림 같은 산수화를 언제나 볼 수 있는 금수강산이라 좋고 인터넷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화장실과 물이 무료라서 좋고 세계평화의 리더십을 온 지구촌에 알린 촛불시민이 있어 좋고 정직한 시인 김수영과 쇠붙이는 가라고 외친 시인 신동엽이 있어 좋고 세계적 발언과 예술로 지구촌을 압도한 백남준이 있어 좋고 인내천 민주주의와 며느리를 한울로 모시라는 동학이 있어 좋고 춤으로 설화로 인간구원이 길을 제시한 원효와 일연이 있어 좋고 한글의 창제자 세종대왕과 당대..

자작시 2023.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