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시티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멎지 않고 아침에도 바람과 함께 더 누렇게 된 낙엽들이 수북이 쌓이고 나는 우산을 쓰고 비 오는 아침의 퀘벡을 걷는다 퀘벡은 비가 와도 아름답고 가을 나무들은 겨울 채비를 하기 위해 옷을 벗고 있고 그래도 스치는 사람들의 아침 인사는 황금 햇살처럼 빛나고 수백 년이 겨울을 이겨 온 퀘벡은 제 여유와 저력이 뽐내니 나그네 외로움과 비교가 된다 나는 샤토 프롱트낙과 성공회 교회를 보이는 관광 안내소 옆에 서서 외롭고 쓸쓸한 퀘벡의 아침을 보며 꾸물거리는 인생이 뭔지를 다시 생각한다 1999.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