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194

<고통의 부족>

나무 한 구루 자연스럽게 한 편의 시같다 저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고통이 따를까 내가 겪은 고통만큼 남을 이해 한다는데 나의 고통은 어디까지 확대해야 하나 쓴맛에서 단맛을 찾는 게 인생의 묘미라는데 나의 고통을 너무 가볍다 사람들과 교감이 이리 힘든 것도 다 고통의 결핍인가 내 고통이 아직 부실공사란 말인가 애시당초 소통이란 불가능한 것인가 본래부터 사랑이란 없는 것인가 고통을 넘어 환희로 베토벤의 합창처럼 그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내 고통이 형편없이 부족하다 2015.02.06

자작시 2022.02.06

아이들 얼굴, 1990 경주 학생들과 수학여행 가서

아이들 얼굴 1990.4.3 경주 학생들과 수학여행 가서 아이들의 얼굴은 향긋한 아름다움이다 눈부신 아름다움이다 내가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아이들이 하얗게 웃으면 하늘의 맑은 햇살 같고 아이들이 속으로 흐느끼면 호수가의 밝은 물빛 같다 눈물에 겹도록 서러움에 겹도록 아름다운 얼굴이다 내 마음 속에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얼굴이다 새봄에 미친바람 같은 아름다움이다 여름에 뜨거운 태양 같은 아름다움이다 가을에 해맑은 하늘같은 아름다움이다 겨울에 차가운 어름 같은 아름다움이다 아이들의 얼굴은 조화로운 춤이다 생동감 넘치는 노래다 아이들의 얼굴은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 같은 아름다움이다 철썩 소리를 내며 출렁이는 파도 같은 아름다움이다. 내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1990.4.3 경주 ..

자작시 2022.01.23

샤갈, 꿈과 환상의 세계

샤갈, 꿈과 환상의 세계 - 서울 샤갈 전(1993년 호암)에 부쳐 - 꿈, 환상, 飛上 염소, 樂師, 바이올린 꽃, 연인, 광대 혼례 잔치, 삶의 환희 화가에게 영감을 주는 이들 시적 상상의 세계, 생의 도취적 열망 그의 예술엔 일체의 죽음이 없다. 하늘에 핀 꽃, 나는 새 에펠탑, 노트르담의 미소 에덴의 동쪽나라, 신세계 첫 키스의 눈멂 혼인의 가슴 두근거림이 넘치는 사랑가 신부의 흰 드레스 그리고 어린 시절 꿈 되찾는 신랑의 행복 인생의 곡예사 거리의 사람들 어둠이 들어설 데 없는 평화의 터전 세속 도시 빠리까지도 아리따운 신부와 함께 승천한다. 아를캥, 광대 기질, 세속적 성스러움. 빛의 탄생 입체파 감동적 성서 메신저 러시아의 검은 밤 하얀 꿈이 프랑스에 와선 회상의 푸른 숲이 되고 초록 밤이 ..

자작시 2022.01.01

[뉴욕] 나의 체질-New York this is my style

[낙서시] 뉴욕은 지랄 같은 것도 자연스럽다 - 뉴욕은 나의 체질-New York this is my style 뉴욕은 지랄 같은 것도 자연스럽다 뭐 하나 거칠 것이 없다 그냥 인간이 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다 보장된다 워싱턴 반나절도 지루해 나는 뉴욕 체질이다 무질서와 혼란 거리에 쓰레기 천지 그래도 전혀 문제가 없다 다먄 조금 느리게 처리할 뿐이다 카오스의 전시장 백남준의 유토피아다 그런 것을 보면 예술가들 상상력이 팍팍 솟는다 누구에게 말을 걸어도 그 나름의 개성이 있다 어제는 한국, 일본을 다녀온 일러스트레이터를 만났는데 몇마다 배운 한국어를 열심히 자랑한다 여기서는 혼란스러운 정도로 다양하다 체코 사람 폴란드 사람 브라질 사람 전혀 국명을 알아먹을 수 없는 나라에서 사람도 만난다 여행자가 되..

자작시 2021.12.26

백남준, 무소유주의자를 좋아해

백남준은 무소유주의자를 좋아했다 악기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샬럿 무어먼을 좋아했다 예술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보이스를 좋아했다 음계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쇤베르크를 좋아했다 자본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맑스를 좋아했다 연주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존 케이지를 좋아했다 몸짓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머스 커닝햄을 좋아했다 국경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칭기즈칸을 좋아했다 존재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사르트르를 좋아했다 환상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일연을 좋아했다 시공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장자를 좋아했다 열락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보들레르를 좋아했다 종교의 사적 소유를 거부한 니체를 좋아했다 2018.11.19

자작시 2021.11.19

그의 천진한 웃음

이우환은 아직도 / 미지와 무한을 향해 / 꿈을 꾸는 소년 같다 재킷과 청바지를 입은 / 75세의 이우환은 / 내 눈에는 15살의 / 경상도소년으로 보인다 그의 천진한 미소는 / 그 자체가 / 아무도 지어낼 수 없는 / 생생한 그림이다 평생 제대로 된 / 점 하나 그려 보려 / 그리도 무던하게 / 애를 쓴 것인가 / 하늘의 별을 따듯 / 그렇게 화폭에 / 우주에서 가장 잘 난 / 점 하나 따온 것인가 무한이 숨쉬는 / 설렘의 우주를 열어/ 붓끝에 / 충만한 기와 / 생명의 파장 넣은 것인가 최소의 점으로 / 최대의 공간을 창출하여 / 지구상에서 가장 / 작아도 충만한 / 여백의 미 낳은 것인가 2011.11.15 갤러리현대 전시장에서

자작시 2021.09.01

소르본大 앞에서

소르본大 앞에서 소르본 大 맞은 편에 싸구려 여인숙 퀴자(Cujas) 내가 먹고 자고 씻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우선 TV가 없어서 좋고 화장실은 공용이고 샤워를 하고 싶으면 20프랑을 내면 그만 내 방 밖에는 오래된 만큼 편안하게 보이는 파리의 뒷골목 외론 나그네 마음을 풀어 주듯 창밖 잿빛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여종업원은 친절하고 아직 살아 있는 우애 정신에도 개인 자유와 사회 평등 인류 우애는 지금도 미흡하고 누군가 그걸 완성하겠지만 그건 흑인 몫 이제 파리는 흑인에 의해서만 아름답고 행복해질 수 있나니 창밖에 비가 내리고 미완성 혁명은 또 다른 완성을 향하고 있어 1989. 08. 06 프랑스혁명200주년에

자작시 2021.07.23

백남준

백남준 이 세상을 보는 시선이 비관적인 같은데 낙관적이고 비현실적인 것 같은데 현실적이고 부정적인 것 같은데 긍정적이고 파괴적인 것 같은 데 창조적이고 반맑스적일 것 같은데 맑스적이고 비지성적인 것 같은데 지성적이고 바보같은데 진짜 천재다. 서양적일 것 같은데 동양적이고 세계적일 것 같은데 한국적이다 아니 그런 일체의 경계가 없는 종교와 사상의 테두리가 없는 그는 열린 세계시민이고 인류보편적 지구인이다 평생 순백한 눈빛 같이 해맑고 천진한 아이였다. 2021.07.17

자작시 2021.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