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209

[낙서시] 뉴욕여행

[낙서시] 뉴욕여행 5월말에 떠나는 뉴욕여행 여행이기 보다는 취재에 가깝다 난 미국에 별로 관심이 없다 백남준 전기를 쓰는 나에게 꿈속에서 백남준이 뉴욕에 한번 가보라고 권한다 내가 돈이 있어 여유가 있어 뉴욕을 가는 것은 아니고 뉴욕을 동경해서 가는 것은 더더욱 아니고 그저 백남준을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서 그의 체취를 좀 느껴보려고 그의 작은 흔적을 추적하기 위해서 간다 그 이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 가는 날보다 그 날을 기다리는 흥분이 더 컸듯 나의 뉴욕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1989년 유럽 여러 나라를 기점으로 캐나다, 일본, 중국 동아시아 가 봤지만 사실 뉴욕은 처음이다 갑자기 홍대 앞 서울거리가 뉴욕거리처럼 보인다 착시인가 착란인가 서울의 활기찬 거리를 눈앞에 코앞에 보고 ..

자작시 2022.04.29

[백남준] '굿모닝 미스터 오웰 1984'를 보고

백남준 비디오 위성아트 보고 나서 -굿모닝 미스터 오웰 1984년 뉴욕과 파리. 1984년 1월 2일 서울 내 방에서 적다. * 내가 이 낙서를 적은 기억이 안 나는데 옛날 노트에 남아있네요. 문장은 논리도 없고 터무니없이 거칠지만 백남준 예술세계의 본질은 제대로 잡아낸 것 같다. 백남준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나이 그는 일찍 이 나라를 떠나서 유럽과 미국에서 공부했고 거기서 획기적인 비디오아트라는 변형된 전자적 영상을 꿈꾸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냐는 이들에게 고정관념의 못을 빼고 마치 한 장의 화폭처럼 비디오 화면이라는 좁은 공간 속에서 그렇게 수천 개 수만 개 음향과 빛깔과 영상을 수놓으며 인간의 깊은 꿈과 환영을 심어주고 바보상자와 악마 그림을 삼키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전위적 ..

자작시 2022.04.24

목련

봄마다 목련이 핀다는 건 커진 전등에 불이 들어온다는 것이고 외로운 마음에 사랑이 일어난다는 것이고 고단한 일상에도 축제의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고 우리 몸이 죽는다 해도 그 혼은 다시 살아나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이고 분주한 손길에도 주워 담을 아름다운 흔적은 여기 저기 많다는 것이고 오래 전 사랑의 상처도 최고 이자율로 둘아올 수 있다는 것이고 2012.04.12 미완성

자작시 2022.04.12

우크라이나와 베트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한 지 40일도 안 되었다. 전쟁 국가 미국은 베트남과 20년(1955~1975) 그 전초전인 한국전쟁 포함해서 동아시아에서 25년 전쟁했다. 20년 동안 아니 25년 동안 미국, 군수업체들 돈을 정말 많이 벌었다. 미국 경제가 동아시아 전쟁 때문에 활성화되고 발전했다. 그러나 결국 미국은 베트남전쟁에서 지고 말았다. 2022.4.1 만우절

자작시 2022.04.02

목련

목련 봄기운 가득 찬 새 봄에 피어나는 꽃 한겨울 눈꽃보다 더 눈부신 꽃 새봄에 개나리·진달래보다 먼저 피고 먼저 지는 꽃 한 해 동안 모아 둔 단 한 번의 화사함으로 피어나는 꽃 공해로 찌든 도시 삭막한 골목 속에서도 하얗게 웃으며 자랑스럽게 피는 꽃 화사한 봄 소망의 불꽃 태우며 순결의 눈빛으로 피어나는 꽃 이 나라 구석구석 온 산하 하얀 꿈길로 피어나는 꽃 1991. 4. 10

자작시 2022.03.26

파리, 흑인 신사와 백인 거지

파리에서 1989.8.5 파리에 유학 온 옛 동료 교사의 안내로 베르사유 궁전을 들러 보고 오는 길, 지하철 속에서 흑인 남자가 백인 거지에게 적선하는 것을 보았다 베르사유 역사가 위선의 역사였듯이 프랑스의 식민 지배도 이젠 그 대가를 받는 것인가 어떤 백인 여자는 갖은 애교를 부리며 흑인 남자의 뒤를 졸졸 쫓아다닌다 백인 거지는 백주 대낮에 술 취해 아무 데나 실례를 하지만 흑인 남자는 한결같이 점잖고 신사답다 아침에 활기차게 출근하는 사람도 청소하는 이도 다 흑인이다 백인 신사의 억지 논리가 이제 낡은 휴지 조각이 되어 버렸다 베르사유 궁전처럼 폐허지(廢墟地)처럼 지하철에서 흑인 신사는 백인 거지가 동냥을 하면 거절하거나 빈손으로 보내는 법이 없다 파리는 지금 흑인 신사와 백인 거지가 서로 자리를 바..

자작시 2022.03.21

미국이 먹고사는 방식

미국은 왜 전쟁 없이 살 수 없나? 미국의 부는 경제보다는 전쟁을 통해 지금의 부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 부를 유지하려면 계속 전쟁을 해야 한다. 동아시아에서 중동아시아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전쟁을 하는 이유다. 미국은 한국전쟁을 통해 본격적인 전쟁국가로 데뷔한다. 그런데 이 일도 지금은 인터넷과 SNS 유튜브 등으로 위선적 미국의 맨 낯을 숨기기 어렵게 돼 버렸다. 그런데 이것 때문에 미국에 반감을 품을 필요는 없다. 미국나름의 먹고사는 방법이다. 자본주의라는 것이 대부분 그렇지 않은가. 우리의 삶도 사실은 미국과 유사하다.

자작시 2022.03.07

천상병 바보야

천상병 바보야 - 서울대 상대를 다니다가, 시인으로 정식 데뷔하자 서울대를 때려치우다. 그는 정말 바보다. 천상병 한번 만났는데 부인과 밤일 이야기를 하더라 ㅎㅎ 그런데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귀가 찢어지는 것 같았다. 천상병은 말끝마다 바보야다 바보야 만큼 정겹고 재밌고 친근한 말이 또 있을까 찬상병아 바보야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야 풍자와 해학에 도통한 시인아 꾸불꾸불한 가락과 운율에 통달한 시인아 인생의 아리랑 고개 굽이굽이 넘으며 춤추며 노래하며 웃고 있는 바보야 1989년 5월 10월 아래, 유독 슬프게 보이는 천상병시인의 사진. 서슬퍼런 군사독재시절, 간첩의 누명을 쓰고 조사를 받고 행방불명이 되었던 천상병시인이 다시 나타났을 때의 사진이라고 한다. "맷돌에 콩이 으깨지듯, 한 인간이 으깨졌다"며 ..

자작시 2022.03.01

얼굴에 분단이 적혀 있다

한국은 선진국에 들어섰다고 하는데 OECD 에서 최하위다. 한국 사회는 아직도 냉전 사회다. 분단국가이다 보니 당연한 일이다. 정말 사회 분위기가 너무 적대적이고 경쟁적이다 아니 살벌하다. 북한을 적대시하듯 옆 사람들 적대시한다. 얼굴에 아예 분단이라고 적혀 있다. 외국에 나가서 보면 남한 사람들 분단국에서 온 흔적과 얼룩이 그대로 보인다. 아니 외국이라 더 잘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모른다. 2022.02.23

자작시 2022.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