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파동] [흔들리는 파동] 바람과 나무의 사랑은 영원하다. // 항상 흔들린다. // 미세하게라도 춤을 춘다. // 잠시도 멈추지 않고 변화하고 자라면서 구름처럼 흐른다. // 그들의 생성 혁명은 영구적이다. // 바다의 물결처럼 끊임없이 출렁인다. // 움직이면서 앞으로 조금씩 나아간다. // 쉼 없이 생명의 바로미터를 주도해간다. 2023.7.19 백남준 생일 하루전 자작시 2023.07.19
마산의 바다 마산의 바다는 나를 소용돌이치는 그 미칠 것 같은 바닷바람이다 거기에는 무궁무진한 에너지와 태양의 관능과 강력한 엑스터시를 느낄 수 있는 그 기운에 내 온몸이 휘감기다 놀라운 것은 아무리 문명이 달라지고 그 외양이 변해도 아파트가 들어서도 그 경이로운 자연의 신비와 그것이 주는 내 온몸을 파고드는 감미로움과 유쾌함을 어찌 모를 수 있단 말인가 누구라도 마산앞바다 그 해원에서 불어로는 바람을 이 세상의 모든 것과 바꿀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에 내 몸을 휘감던 그 바람에 다시 도취해 온 넋을 잃어버리다. 공단지역의 그 공해와 소음에도 불구하고 그 바람과 햇살과 주는 황홀함과 온몸에 소름을 끼치게 하는 축제의식을 전혀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바다를 멀리서 보기만 했음에도 말이다 2016.07.. 에세이 2023.07.10
쾰른 쾰른 -낙서시 여행 중 공부를 못 하니 괴로웠다 유럽을 보면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다 시원한 답이 없다 그래서 괴로웠다 오직 축제의 회복만이 희망이다 쾰른 빵집아가씨의 작은 친절에 감동하다 2017.06.04. 쾰른에서 자작시 2023.07.08
베네치아 베네치아 운하와 수상도시 베네치아 교역의 중심지로 부를 누렸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예술도시로 변신하다 파리의 또 다른 파리라고 할까 유럽 예술도시의 시원지다 우선 사계절 물과 바람과 햇살이 사람을 매혹시킨다 여기서는 사랑의 유혹이 최고의 미덕이 된다 누구도 연인이 되고 문화예찬자가 된다 카사노바나 비발디가 왜 여기 출신이겠는가 베네치아를 두고 유토피아는 아니지만 지상의 낙원이라 했는데 맞는 말이다 축제와 향연이 삶의 본질임을 피부로 깨닫게 해준다 첨단의 현대미술과 르네상스회화가 공존하는 초현실적 도시다 전 세계 미의 순례자들 이곳을 매년 예술의 성지로 방문한다 연인들 입맞춤이 자연스럽다 사람들에게 보내는 미소가 다정하다 개성이 넘치는 각자의 스타일을 말할 것 없고 안경패션이 장난이 아니다 이렇게 삶을 .. 자작시 2023.07.08
상하이 옛 거리에서 상하이 옛 거리에서 - 2018년 백남준 상하이 전 갔다가 비 내리는 상하이 옛 거리 와이탄(外灘) 120년 전 근대건물에 취하다. 150년 전 제국열강시대 조계지 그 옛 서양식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오늘 김달진 선생과 나는 아트가이드 3명과 함께 미술관 투어 가다 우연찮게 멋진 날이다 상하이를 아시아의 빛나는 보석 (東方明珠·둥팡밍주)’ 이 말이 맞다 사람들 친절하고 마음결 곱고 물과 햇빛이 많은 지상 낙원이다 이러니 150년 전 서구 열감이 얼마나 노렸겠나! 아편에 빠트려 전쟁 내고 수탈 많았다 가이드 중 미대생 2명 붙임성이 있고 영혼이 맑은지 내 어리석음도 씻어준다. 류(Liu)는 긴 머릿결을 바람처럼 날리며 유창한 영어로 내게 말 붙이나 내 어설픈 영어 멍멍하다 이신전심이 이런 것인가 작년에.. 자작시 2023.06.30
최소의 미학 - 이우환을 위하여 2009년 이우환 만났을 때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 경쟁성장율을 낮춰야 한다고. // 그 말에 영감을 받고 시를 쓰다 // // 최소의 미학 - 이우환을 위하여 우리 경제가 덜 성장해야 해 자연은 보배야 최소로 개발해야 해 내 그림 본다고 너무 많은 사람 오는 것 안 좋아 우린 음식은 있지만 요리가 없어 맛은 따지는 데 멋이 없어 문화는 간섭은 최소로 공간은 최대로 난 서구의 미니멀리즘도 좋지만 동양의 무위자연도 좋아 돌과 철판 사이에 여백이 흐르듯 꿈과 일상 사이에는 여유가 있어야 해 뻑뻑하고 국물 없는 사회가 되면 안 돼 바람의 숨소리가 들여야지 언어가 지나고 마침내 빛이 보이고 바람 불면 거기에 하나의 공간이 생기는 거야 2009.09.15 자작시 2023.06.26
당신의 당신의 스치는 얼굴은 가을바람 속 봄볕을 일으키고 당신의 화사한 미소는 주변을 온통 잔잔한 호수로 만들고 당신의 가녀린 어깨는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제압하고 당신의 영롱한 눈빛은 내 폐부를 찔러 연모를 들끓게 하고 2011.11.01 자작시 2023.06.18
오늘 친구가 돌아가다 오늘 친구가 돌아가다 * 그는 나에게 성서를 제대로 알려주다 2년 전, 시다 610 항쟁일에 - 이영재 목사 보내며 생글생글 아이처럼 웃던 그대 모습이 좋았지 어린 왕자처럼 초롱초롱한 그대 눈빛이 맑았지 그대는 70년대 민주화 투사로 우리의 우상이었지 걸출한 목소리로 쏟아낸 공관복음 해설 촌철살인 같았지 영국 유학 후 박사가 되어 돌아와 다시 만나니 옛 추억 떠오르고 젊은 날 흔적 되살아났지 성서에 까막눈인 내게 그댄 그 본질을 꿰뚫어줬지 그런 시절이 없었다면 난 지금도 헤맸겠지 개벽 세상 열어놓고 그대 먼저 가면 어쩌냐 그대 숨 깊이 마시며 술 한 잔 못한 게 끝내 아쉽구나 부디 하늘 가서도 이 못난 우리들 그래도 안아주기를 2021.06.10 자작시 2023.06.10
당신은 미인이셨죠 당신은 미인이셨죠 혜원 미인도에서 보듯 아미(蛾眉), 우뚝 솟은 코와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선이 아름다운 미인이셨죠. 고전무용은 물론 음식솜씨 뜨개질 자수공예 등등 재주가 많았죠. 특히 패션 감각은 예민했죠. 파리에 유학했다면 유명 디자이너가 되었을 텐데 가정교육에서도 일가를 이뤘죠. 절대 강요하지 않는 공부하라는 소리를 안 하는 돈보다 인격을 강조하는 기도가 삶의 밥이었죠. 돌아가시기 전 한달 누나네 있었는데 내 무신론 시도 다 받아줬죠. 가시는 날도 당신은 엄마의 삶처럼 오래 쌓은 인덕이 빛났죠. 영부인처럼 그렇게 밀려드는 수많은 사람들 그런 추모 속에서 떠나셨죠. 엄마는 지상에서도 천국을 맛 봤으니 저 세상에서는 당연히 천국으로 갔을 거라 믿죠. 동양적 달빛 미인 당신은 보름달이 그믐달 되듯 그렇게.. 자작시 2023.06.09
육명심 육명심 천진한 웃음에 선량한 눈빛을 지닌 그는 사람의 속을 꿰뚫는다 한국은 이런 천재를 너무 알아보지 못한다 예술가는 통한다고 그는 중광과 천상병의 광기를 즐기며 가까이 지냈다 촌스런 출세주의 덫에 빠진 후진국 대한민국을 그는 사진으로 구한다 그는 말한다 사람을 찍을 때는 상대의 눈과 마음을 확 열어주라고 한국의 마음을 백민과 장승으로 증명사진 찍는다 역사의 목마른 고비마다 사진을 두레박처럼 맑은 우물을 깁는다 그의 사진에는 무뚝뚝해도 정겹고 슬퍼도 따뜻한 인간의 혼이 흐른다 2009-03-03 - 카쉬전 오프닝 갔다가 자작시 2023.06.02